전주책쾌 2024 독립출판 북페어 참가후기
- MKJO
- 2024년 7월 15일
- 3분 분량
최종 수정일: 3월 23일
전주책쾌 2024 행사 개요
일시: 2024년 7월 6일(토) ~ 7일(일)
장소: 문화공판장작당 (전주 남부시장 부근)
행사규모: 약 90여 팀의 북셀러 참가
행사 성격 : 독립출판 북페어
주최: 전주시

올해 여름. 전주시가 주최하고 정부의 지원을 받는 행사인 만큼, 다양한 지원이 있었다. 우선 참가비가 무료였다. 보통 2~3일 독립출판 북페어는 20~30만원 가까이 하는 출전료가 있다. 대관비, 각종 운영비, 인건비 등 포함된 가격일 것이다. 그런 와중에 참가비 무료 전주책쾌는 비록 숙소비와 교통비가 소요됨에도 그 이상을 뛰어넘는 훈훈함(?)을 만끽할 수 있다. 매일 김밥, 빵, 물, 부채, 미니 갓 등이 제공되며 행사장도 넓었다. 방문객이 많아 통로가 무척 비좁아지는 상황이 발생하는 웃픈 상황이 연출되긴 했지만, 빵빵한 에어컨과 다양한 휴식공간 등 쾌적한 행사를 즐길 수 있었다. 각종 패널과 구조물 등도 지원금 덕분에 잘 갖추어져 있었다. 드론 촬영도 있었고, 책도깨비라는 장터 느낌을 연출해 주시는 분도 계셔서 더욱 다채로운 행사가 되었다. 자금이 넉넉해야 행사의 질이 높아진다는 것을 체감했다.
책쾌의 포스터 이미지는 형광 녹색과, 붓으로 그린 듯한 방랑책장수다. 눈에 잘 띄고 귀엽다. 좋은 브랜딩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년 포스터 또한 기대된다.

서울역에서 전주까지는 KTX를 이용했다. 왕복 7만원정도. 작년 1회 전주책쾌에 참가했을 때에는 1박을 추가해서 행사가 끝난 다음 날 혼자 전주시내를 여행했지만 올해는 따로 여행일정 없이 북페어만 끝내고 곧장 서울로 돌아왔다.
전주에서 머문 1박. 숙소는 전주한옥마을의 <교동살래>였다. 내가 묵은 방은 과꽃방.
한옥스테이 중 1인실은 보기 드물었으나, 아기자기한 단독 개인실이 마침 있길래 예약했다. 평일은 4만원, 주말은 8만원이다. 1인 방문객을 위하여 책상 + 듀얼모니터가 달린 컴퓨터가 설치되어 있다. 전주국제영화제, 북페어 혹은 전주에 비즈니스로 혼자 방문한 사람들에게도 전주에 온 기분을 충분히 내어 줄 것 같은 숙소다. 숙소 바로 앞에는 '향교'라는 다리가 있고, 그 밑에는 내천이 흐르고 있다. 그 뒤엔 산이 있다. 내천을 따라 산책로가 조성이 되어있어 이른 아침 일어나 더워지기 전 거닐기 좋았다.


첫날 일정을 마치고 방에 들어와 기절한 것처럼 일찍 잠들었다. 그리곤 일찍 일어났다. 아침 4시에 산책로를 따라 남부시장으로 걸었다. 아침 5시에 오픈하는 <삼번집>으로 결정. 전주 콩나물국밥집 중에서도 유명한 곳 같았다. 오픈하자마자 갔음에도 그 이른 아침에 손님이 있어 식당 안은 벌써 뜨끈한 콩나물국 냄새가 풀풀 풍겼다. 아침 5시에 사람들이 움직이는 에너지가 좋았다.

주인 아저씨는 인상이 무척 좋으시고 참 친절하셨다. 국밥이 6천원. 서울에서는 보기 힘든 가격이다. 그런데 맛은 훨씬 좋다. 맑고 시원한 국물에 칼칼한 매콤함이 더해져있다. 나는 오징어쫑쫑이를 추가해 국밥에 넣어먹었다. 모주 2천원어치 1잔도 시켰다. 계피맛이 많이 났고 수정과스러운 막걸리(?)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작년 전주에서도 음식점에 들를 때마다 모주를 항상 주문했는데 모두 맛이 달랐다.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모주를 짓는 듯 했다. 그 점이 좋았다. 수란이 두 알이 나왔고, 밑반찬이 다양했다. 전반적으로 무척 깔끔한 느낌이 들었다. 6천원 국밥을 시키면 이 모든게 기본으로 나온다니... 서울 촌년인 나는 충격을 받았다. 나는 대체 얼마나 각박한 도시에서만 살아온거냐.
물론, 서울 음식도 맛있는 곳은 참 많다. 우리집은 서울 토박이 집안이라 지방에 갈 일이 거의 없었다. 명절에도 서울, 평소에도 서울, 서울.. 서울 전통음식은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군더더기 없고 정갈하다. 그래서 콩나물국에 오징어를 넣는 모습에 조금 놀랐다. 전주 콩나물국밥은 이것이 특징이구나 하고. ....결론은 굉장히 맛있었다.


작년 1회 전주책쾌(2023)를 신청할 때에는 살짝 긴가민가한 마음으로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내 책이 많이 입고되고 판매가 잘 되고 있는 독립출판서점 <에이커북스토어> 사장님께서 전주책쾌 운영진이라는 소식을 듣고 믿고 신청하였다. 결과는 초대박. 전주사람들의 동심의 공간인 덕진공원에 전주시에서 새롭게 오픈한 <연화정 도서관>이라는 곳에서 열린 1회 독립출판 북페어다. 한옥식 인테리어로 평소에는 도서관이다. 이전 행사에 대한 데이터도 없었을 테고, 이래저래 '처음'을 만들어가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열정적으로 행사를 준비하셨을 것이다. 내 전 직장이 그랬다. 행사를 유치하고, 행사를 진행하고, 최종보고를 하는 회사에 다닌 적이 있다. 심지어 해외에서 유치하는 행사였다보니 그 나라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음에도 멘땅에 헤딩하여 진행해야만 했던 비즈니스였다. 매일이 피가 말랐지만, 그럼에도 좋은 결과를 내고싶은 마음에 매일을 전전긍긍했다. 그런 만큼 결과는 늘 좋았다. 전주책쾌 1회 행사부터 참여하며 기획&운영진 분들의 노고가 모두 느껴졌다. 아름답고, 기분 좋은 북페어였다.
2회차를 맞은 전주책쾌. 올해는 남부시장의 문화공판장 작당 에서 시행되었다. 이 역시 전주시에서 새롭게 예산을 편성해 청년문화공간처럼 지은 공간이었다. 작년 전주를 거닐면서 느낀 점은 전주는 다른 지역에 비해 정부지원이 이곳저곳 많이 닿아았다는 점이었다. 길거리의 벽보는지원사업 공고글이었고 많이도 붙여져 있었다. 전주한옥마을이라는 관광마을이 있는 만큼 더욱 그러해 보였다.


전주책쾌 2025는 더욱 초대박이 날 행사임에 틀림없다.
여러 북페어에 참가해본 소감으로 개인적으로 바라는 점
우리나라 북페어 중에 출전자의 절반 이상의 참여자가 외국인인 북페어가 생겼으면 한다. 이것 또한 약간의 정부지원이 필요하다. 그래야 항공편, 숙박편 등으로 외국인 참가자들을 유치하고, 북페어의 다양성이 높아질 것이니까. 북페어에서 한 가지의 주제를 내걸고 한 가지의 작품집을 꼭 반영해서 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예를 들어 <한국의 음식>같은 쉽고 재밌는 주제여도 좋을 듯. 외국인 참가자들은 해외 박람회나 페어의 출전명목으로 관광을 하러 오기도 한다. 지역 활성화에도 조금은 도움이 될 방향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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